지혜 쓰기를 게을리하는 엄마는 아이에게 매일 하얀 밥으로 주면서 밥을 잘 안먹는다고 밥그릇과
숟가락을 들고 쫓아다닌다. 지혜있는 엄마는 지혜로 밥을 먹인다.
케찹이나 당근 등으로 빠알간밥, 계란 노른자나 옥수수를 이용한 노란밥, 완두콩을 이용한 초록밥 등으로
색과 김밥을 세모, 네모, 동그랗게 말고 썰어 세모, 네모, 둥근 김밥 등으로, 계란부침 안에 밥을 넣은
샌드위치를 세모, 네모, 별모양 등등으로 썰어 꽃모양, 붕어모양, 과일모양 그릇 등등에 번갈아 가며
귀엽고 예쁘게 담아 주고 또한 여러가지 모양의 숟가락, 젖가락, 포크 등도 역시 번갈아 가면서 주면
스스로 즐겁게 먹을 것이다. 그야말로 음식편집디자인을 잘하는 엄마이다.

지혜있는 편집자도 그럴 것이다. 책을 막연하게 만들어 억지로 권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편집하고 디자인하여 만들어야 한다.
편집디자이너는 책 만드는 전과정을 지휘하고 연출·감독하는 관리자로서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아야 한다.
그러므로 책 만드는 전과정을 궤뚫고 있어야 한다. 또한 작곡자(필자)의 소리를 충실히 청중(독자)에게
전달하는 창의적인 연주가(전달자/ Communicator)이어야 한다.

이책은 주로 잡지 편집디자이너들에게 편집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의 씨를 드리는데 중점을 두었다.
예술적인 것은 각 개인의 재질에 관한 문제이므로 저자도 더 이상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편집디자인에 몸담고자 하는 사람이나 편집 디자인 경력이 적은 사람들에게 시간 경력만을
쌓지 말고 실력의 경력을 쌓으라는 조언을 삼가 드리고 싶다.
편집디자인은 말이 아니고 직접 보여주어야 하는 시각적 예술(Visual Art)이기 때문에 금방 들어나며,
이제는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능력자, 전문가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나로그 시대인 1993년에 초판이 발행되어 10년 이상 꾸준히 독자님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이제 2006년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전면적으로 개정판을 쓰게 되었다.

이 책은 기획부터 디자인까지 체계적으로 익힐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구성하였다.
또한 국내에서 유통되는 50여종의 유명 잡지 사례를 분석하여 독자들에게 풍부한 참고 자료가 되도록 하였다.
잡지디자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인디자인에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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